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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에서 맹활약 중인 주현영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줄여서 '연매살'이 한국 버전으로 나온 것을 봤다. 동명의 프랑스 드라마가 원작인 연매살은 특유의 외국적인 회사 분위기와 배우들의 다양한 캐릭터가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를 시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과 달리 상당히 웰메이드였다.
원작은 현재 시즌 4까지 나온 상태로 캐릭터 설정에 있어 조금 각색된 부분이 보여, 비교하는 글을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등장인물 비교
① 마태오 - 마티아스 바른빌
일단 마태오 이사와 마티아스의 관계성이 이름부터 웃겼다.
'마티아스'와 최대한 비슷한 이름인 '마태오'로 이름 지은 부분부터 웃음 포인트이다. 그냥 대놓고 마 씨 성을 가진 이름으로 표현할 줄이야 ㅋㅋㅋ..
원작의 마티아스는 뭔가 중년의 중압감이 제대로 느껴졌다면 마태오는 이서진이 너무 동안이라서 그런지 살짝 다 큰 성인 자식 둘이나 낳은 아빠라기엔 믿기 힘든 비주얼이었다.
그래도 위화감 없는 연기로 어느 정도 커버 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② 천제인 - 앙드레아
마태오는 그렇다고 쳐도 난 곽선영 배우 보는 순간 우리나라 배우들이 얼마나 동안인지 새삼 깨달았다. 실제 나이 차이는 4살 정도로 카미유 코탱이 44살이고 곽선영 배우가 40살이다.
저게 어딜 봐서 40살이란 말인가... 다혈질에 거침없는 성격을 표현하기에 곽선영 배우의 매력적인 허스키한 보이스가 잘 어울렸다.
한 가지 차이점은 극 중에서 앙드레아는 레즈비언(lesbian)으로 동성애자다. 하지만, 우리나라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천제인이 이성애자로 나와서 약간은 아쉬웠다. (원래는 조사국 팀장으로 들어오는 이상욱 역의 노상현이 원작에서는 콜레트라는 여배우로 나온다)
카미유 코탱의 연기를 너무 재밌게 본 입장으로, 원작을 보고 많이 참고한 다음 자신의 연기로 승화시킨 것이 느껴져서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좋았다.
③ 김중돈 - 가브리엘
가브리엘 역할만큼은 우리나라가 진짜 압도적인 원작 초월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레고리 몬텔 역시 훌륭한 연기로 연예인 매니저로서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비주얼부터 보여주는 느낌이었지만 김중돈 역의 서현우 배우가 그 특유의 찌질한 캐릭터를 잘 잡아냈다.
무엇보다 패션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배경부터 색감이 어두운 프랑스 원작과 비교해 헬리콥터가 달린 헬멧과 프라이탁 가방과 같은 소품 활용 등 좀 더 영한 느낌의 캐주얼 패션을 통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렸다.
확실히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에 맞게 그 감성을 잘 살려낸 것 같다.
오토바이만 빨간색으로 통일한 점이 원작을 본 사람에게는 첫 장면부터 웃음 포인트로 다가올 것이다.
④ 소현주 - 카미유
전체적인 배경에 맞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소현주 역을 리메이크하면서 덜 촌스럽게 만든 느낌이 든다.
원작의 카미유 역은 지방 촌동네 출신답게 수수하고 촌스러운 느낌으로 등장하는데 비해 소현주는 딱 요즘 세대 패션을 그대로 입고 나와서 약간 이질감이 들었다.
주현영 배우가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임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지만 인터뷰에서 종영하고 나서야 소현주 역에 완전히 녹아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본인이 밝힌 바와 같이 연기가 전체적으로 좀 귀여워졌다.
연예계 생활에 대해 환상을 품고 동경하는 시골 소녀 이미지를 각색하면서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된 것이 치명적으로 다가온 게 아닐까 싶다.
⑤ 장명애 - 아를렛
tvn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등장인물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왕태자 대표와 동시대를 살아온 만큼 이순재 배우님과 같은 원로 배우들과 일을 해 온 역할이다.
그러나, 실제 심소영 배우의 나이는 53세로 아를렛 역의 릴리안느 로베르와 거의 40살이나 차이가 난다. 릴리안느 로베르의 나이는 올해 90세로 캐스팅에 가장 고민을 많이 한 것이 느껴진다.
아를렛은 '장 가벵'이라는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과 늘 회사에 함께 출근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물을 좋아하는 컨셉으로 바꿔서 표현했다.
워낙 연륜이 느껴져야만 하는 감초 같은 역할이기에 심소영 배우의 연기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아쉬운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오히려 스타 배우로 출연한 김수미 배우님이나 나문희 배우님이 더 어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
⑥ 유은수 - 노에미
노에미만큼은 원작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로르 칼라미가 연기를 너무 완벽하게 잘하는 바람에 시즌 2부터는 노에미 보려고 연매살을 시청할 정도였다.
마티아스를 좋아하는 껌딱지 비서 역을 어쩜 저렇게 잘 소화하는지... 대체 배우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마티아스와의 서사가 주를 이루는 시즌 2부터 비중이 상당히 커지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시즌제를 고려한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좀 더 신중을 가했어야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원작의 노에미에 대한 애정이 컸던지라 유은수 역의 임팩트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노에미가 연매살 캐릭터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예뻤다.
⑦ 최진혁 - 에르베
소현주의 동료 비서로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리나라 연매살 캐스팅이 인상 깊은 점은 뮤지컬 배우 출신들을 많이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캐릭터의 다채로움이 특징인 연매살의 경우 하나하나 전부 살려야만 하는 부담이 있기에 조금은 오버스러운 연기가 때로는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기 스타일은 정적이고 표정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외국 드라마를 보면 제스처가 액팅과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한 점은 높이 사고 싶다. 근데 원작의 니콜라스 모리가 게이인 에르베를 너무 완벽하게 표현했다.
노에미와 환상의 콤비를 이루는 에르베는 카미유(소현주), 가브리엘(김중돈)과의 티키타카가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최진혁은 혼자 너무 튀는 느낌이었다. 일단 옷의 색감도 그렇지만 저게 한국이 생각하는 게이의 정형화된 모습이구나 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⑧ 강희선 - 소피아
생각보다 이질감 없는 찰떡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든 역할이다. 원작의 소피아는 흑인이라 매력적인 곱슬머리가 특징인데, 인종이 다양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황세온을 강희선 역에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회사의 프론트에서 일하지만 배우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열심히 연극을 준비하면서 꿈을 꾸는 역할을 황세온 배우가 정말 잘해줬다.
소피아 역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자칫 잘못하면 비교당하기 일쑤일 텐데 헤어스타일 연출도 그렇고 영리하게 잘 커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모델 출신 배우들도 연기를 곧잘 하는 것 같다.
우연히 원작을 먼저 보고 리메이크 작품을 본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연매살도 한국 스타일로 잘 반영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세트장의 디테일함과 배우들의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는 연기에 대한 노력이 보여서 더 재밌게 봤던 것 같다.
꼭 시간이 된다면 프랑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도 한 번쯤 보기를 바란다.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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