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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에서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이름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 중에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프로듀싱했던 PD가 연출을 담당했다고 하는 불타는 트롯맨에 대해서 알아보자.

불타는 트롯맨
불타는 트롯맨

20일에 처음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감독이었던 서혜진 PD가 설립한 크레아 스튜디오와 MBN이 협업하여 만든 트로트 가수 오디션이라고 한다.

 

트로트 예능의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사성

흥행에 성공한 프로듀서가 연출하는 예능이라니 믿고 보게 되는 것도 있지만, 여기서 한 가지 크게 작용한 것은 Mnet에서 몇 년 전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시리즈와 너무나도 흡사한 점이다.

불타는 트롯맨
불타는 트롯맨 100명의 참가자
프로듀스 101
엠넷 프로듀스 101

포스터만 봐도 감이 온다. 100명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참가자에도 불구하고 이게 전혀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그 전에 아이돌 데뷔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연습생 신분으로 대규모 오디션을 진행한 선례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슈성이 확실한 틀에 트로트를 가미했을 뿐인 '불타는 트롯맨'은 시선을 끄는 방법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당연히 시청자의 연령대가 더 높은 것을 겨냥한게 확실한 만큼 투표수가 어느 정도 보장될게 분명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투표를 통한 거름망 방식까지 제대로 오마주 했다. 

참가자의 서사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자기만의 서사가 존재한다. 편집자는 이를 대중들에게 최대한 각인시키기 위해 좀 더 부각시킬 수밖에 없고 그 서사가 극적이면 더할 나위 없다.

 

불타는 트롯맨
불타는 트롯맨 참가자

트로트의 경우는 노래 가사의 절절함과 꺾는음, 진하고 확실한 바이브레이션이 특징이다. 여기에 참가자들의 서사가 더해져 감정 이입을 하게 되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노래가 더 구슬프게 들릴 수밖에 없어진다.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을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그러려면 내 노래를 다시 듣고 싶게 만드는 아이덴티티가 필수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유튜브에 개인 영상이 올라가게 될텐데,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불타는 트롯맨'의 참가자들은 결국 자신들의 서사를 풀어내며 투표를 유도해야만 하고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면 뭔가 매력이 없는 아쉬운 캐릭터로 그친다.

세련된 비주얼

트로트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더욱 확실한 이유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비주얼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비주얼을 가진 참가자가 '트로트'를 부른다?

임영웅 화보
임영웅 화보

트로트 가수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던 과거에 질려버린 중장년층이 자신들의 손주, 사위, 조카뻘의 잘생기고 예쁜 가수들이 불러주는 트로트가 얼마나 달콤하게 들리겠는가.

 

명절날 재롱잔치에도 함박웃음을 짓기 마련인데, TV에서 내가 좋아하는 트로트가 흥행하며 심지어 멀끔하게 잘생긴 사람이 불러준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트로트는 촌스럽기만 한 옛날 스타일의 노래가 아니다.

 

흥행의 발판

송가인
트로트 여제 송가인

가만 보면 트로트에 자신의 가수 인생을 모두 갈아버린 사람은 잘 없다. 그래서 송가인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인기를 누릴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노래에는 다른 사람이 절대 주지 못하는 감동이 있다.

 

물론, 노래는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특별한 제약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게 맞다. 하지만 트로트를 개인적인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사람들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즉, 얼굴 팔리기 위해서 나오는 게 많아졌다는 얘기다.

 

당연히 대중들의 시선이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것은 지당하다. 그저 잠깐 나와서 트로트를 부르는 것만으로 주목을 받기 쉬워진 상황을 이용하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 한 가지 불편한 점이었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PD는 시청률 뽑고 출연자는 분량 챙겨가는 상부상조일텐데 말이다.


트로트의 인기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리즈 이후로 꾸준하게 지속되어 하나의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구수하고 귀에 감기는 가락과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의 열정이 더해져 트렌드로 발전한 트로트는 이제 더 이상 노동요나 어르신들만의 음악만이 아니게 됐다.

불타는 트롯맨
미스터트롯 참가자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비주류 장르였던만큼 트로트를 정말 사랑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가수들의 행보를 헛되지 않게 악용하는 사례는 없었으면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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